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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9회말 2아웃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
라는 말이 있는데,
오늘 광저우 아시안 게임 결승전을 보면서 그 말을 눈으로 실감했어요.

9회초 2아웃, 스코어는 이미 9:3
한국 공격으로 9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을때 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6점차면 안심할 정도고, 이번 9번 타자에서 공격은 끝나겠구나. 

그런데...
9번 타자 손시헌 선수가  안타를 때리더군요. 그리고 그 뒤를 이은 1번 타자 정근우 선수 역시 안타를 때리며,
주자는 2루, 3루에.
순간 추가 득점에 대한 기대가 마구마구 커졌어요.
정말 점수를 더 딸 것만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다음 타석에 들어설 선수가 무등산 날다람쥐라고 불리는 2번 타자 이용규 선수,
WBC에서 이용규 선수의 끈질김을 봤기에 그 기대는 더 현실성 있게 다가왔어요.
그리고 그 다음이 3번 타자 추신수 선수.
이렇게 생각을 이어가다 보니,
어어, 우리 선수들 타순 한 바퀴 더 도는 거 아냐라는데 미치더군요.

근데 비록 더 이상 추가점은 없이 한국의 공격은 끝났지만요.
매사 지레짐작하며 미리 포기하는 면이 많은 제게 이 장면은 진짜 큰 감명을 주었어요.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달라붙는구나.
그래 저게 바로 승부욕이지.

그 뒤를 이어 대만의 공격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보았어요.
진짜 9회말 2아웃에서 대만의 타자가 안타를 때리며 1루를 밟더군요.
저라면 이미 패배심에 젖어 열심히 할 생각도 못할텐데 말이죠.ㅠㅠ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승부욕을 버리지 않는 선수들을 보며, 전 오늘 값진 감정을 얻었어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승부욕, 그 빛나는 반짝임을 말이죠.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정말 그랬어요.

끝날 때까지 진정으로 끝난 건 아니더군요.^^


야구 금메달 딴 거 축하드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추신수 선수 정말 축하드려요.
제가 추신수 선수팬이라 이번 금메달 많이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추신수 선수의 병역 문제가 잘 해결되어서 정말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