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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스테프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

트와일라잇 2 - 8점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북폴리오

내가 17살이 아니어서 그런지, 사랑에 눈이 멀어, 약속된 휴식을 포기하려 하는 벨라가 안쓰럽다.
그렇기에 내게는 뱀파이어가 되고 싶어하는 벨라를 만류하는 에드워드의 설득이 훨씬 더 현실감에 있게 다가온다.

그러나 벨라는 점점 나이들어 늙어가고, 에드워드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눈을 홀리는 아름다움을 지닌 17살 모습 그대로인 것이다.
늙어가는 벨라 옆에서 에드워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친구, 남동생, 조카, 아들, 마지막에는 손자의 모습으로?
백발 할머니가 된 벨라에게 에드워드는 여전히 사랑한다고 속삭여줄까?
이런 걸 생각하면, 젊고 싱싱한 모습으로 에드워드의 곁에 있고 싶어하는 벨라의 심정이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든 뱀파이어든 각자 걸어가는 지옥이 달리 있다고 본다면, 역시 죽음을 피하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죽기 때문에 영원을 꿈꿀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실제로 영원이 손에 쥐어지면 그 다음부터는 끝없는 권태만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벨라는 뱀파이어가 될까?
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벨라가 뱀파이어가 된다면, 난 실망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