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흔적

잠 못 드는 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꾸만 왈칵하는 감정이 들었다.
왜 그랬던걸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머리말부터 시작된 그의 글에서 그의 고단함을 느껴서 그랬던 것 같다.
길을 열심히 걸어온 사람이 어느 순간 느끼는 지침, 고단함.
그의 고단함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내게도 언뜻 보이는 건 그의 목적지가 아직도 너무나 멀고 요원해보이는 것이라는 거였다.

그리고 나의 이러한 짐작에 대한 확신을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정말로 그는 지쳐있었다.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열망에 나 또한 그에게 기대고 있었다.
지금껏 내가 봐온 어느 정치인과는 다르겠지하며.
배신을 염려하면서도, 그를 향한 나의 기대를 멈출 수가 없다.

그러나 내가 기대는 만큼 그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을까?
그는 지금 이렇게나 지쳐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말로만 그를 지지한다고 하고,
표 하나를 보내주는 것 밖에 없는데,
그걸로 희망의 길을 찾고 있는 그에게 힘이 될까?
난 정말로 보잘 것 없고, 힘없는 평범한 유권자일 뿐인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런저런 생각에 쉬이 잠이 오지 않는 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로 그가 정치인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자를, 소외받는 사람을 연민할 줄 아는, 선한 목적은 선한 방법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믿음이 그를 시련에 들게 하겠지만, 난 그가 이런 믿음을 지닌 정치인이라서 좋다.

그가 꺾이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