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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

내 바다 속에는 깊은 슬픔과 헛된 고민들 회오리치네
그 바다 위에선 불어닥치는 세상의 추위 맘을 얼게해
때로 홀로 울기도 지칠 때 두 눈 감고 짐짓 잠이 들면
나의 바다 그 고요한 곳에 무겁게 내려가 나를 바라보네

난 이리 어리석은가 한치도 자라지 않았나
그 어린 날의 웃음을 잃어만 갔던가
초라한 나의 세상에 폐허로 남은 추억들도
나 버릴 수는 없었던 내 삶의 일부인가

나 어릴 적 끝도 없이 가다 지쳐버려 무릎 꿇어버린 바다
옛날 너무나도 고운 모래 파다 이젠 모래 위에 깊은 상처 하나
행복하고 사랑했던 그대와 나 생각만으로 웃음짓던 꿈도 많아
그런 모든 것들 저 큰 파도에 몸을 맡겨
어딘가 가더니 이젠 돌아오지 않아

바다 앞에 내 자신이 너무 작아 흐르는 눈물 두손 주먹 쥐고 닦아
많은 꿈을 꾸었는데 이젠 차마 날 보기가 두려워서 그냥 참아
그때 내가 바라보던 것들 아마 볼 수 없겠지만 그래도 눈을 감아
나의 낡은 서랍속의 깊은 바다 이젠 두눈 감고 다시 한번 닫아


자기 비난이 과거의 벽돌 벽을 바라보면서 잘못 놓인 두 장의 어긋난 벽돌만을 보는 것이라면,
두려움은 미래의 벽돌 벽을 바라보면서 잘못 놓이게 될 벽돌만을 보는 것이다.
두려움이 눈을 가리면, 완벽하게 쌓아올려질 나머지 벽돌들을 바라볼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은 벽 전체를 바라보는 일이다.

- 아잔 브라흐마,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