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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지전

지전 - 8점
렁청진 엮음, 장연 옮김/김영사

  자산이 향교를 폐지하지 않은 일 또한 중국 역사에서 가장 큰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다.
  자산이 집정하고 있을 때 향교는 공부하는 장소였지만, 나중에는 사람들이 모여서 국가의 대사를 의논하는 곳이 되었다. 그러자 향교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사람들이 향교에서 정부와 임금의 이익을 손상시키는 허튼소리를 함으로써 나라를 망치고 안심을 농락하기 때문에 국가의 '안정과 단결'에 불리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산은 사람들이 마음대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열린 정치가 행해지고 있다는 징표이고, 게다가 사람들이 나라에 대해 애정과 신심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이런 논의를 통하여 정치의 결함과 부족함을 이해할 수 있으므로 나라의 정치를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그리하여 자산은 끝내 향교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나라가 가장 번영했던 시기는 바로 자산이 정치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의 탁월한 재능과 넓은 도랑은 춘추전국시대뿐만 아니라 중국 역사 전체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이다.

  자산은 세 임금을 모시면서 40여 년간 정치를 돌보았는데, 한편으로 은혜를 베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법도의 위엄을 세웠기 때문에 항상 정도를 잃지 않았다. 공자는 그를 이렇게 평하고 있다. "그는 군자의 네 가지 도를 갖추고 있다. 처신할 때는 공손하고, 윗사람을 섬길 때는 공경하며, 백성을 먹여살릴 때는 은혜롭고, 백성을 부릴 때는 법도에 맞게 하였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지전』으로, 어제 읽은 곳이 바로 이 부분인데, 요즘 우리 나라 정치를 되돌아보게 하는 구절이라 옮겨 적어본다. 지금 정부는 언론을 탄압하고 있는데, 나라에 대한 애정과 신심을, 정치의 결함과 부족함을 개선할 수 있는 도움을 막아버려서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T.T